글쓰기 취미를 꾸준히 이어가는 나만의 방법

글쓰기 취미 지속

✍️ 글쓰기 취미를 꾸준히 이어가는 나만의 방법 — 손글씨 일기 vs 디지털 에세이, 직접 해보고 비교해봤습니다

🌿 솔직히 말하면, 이 글을 쓰게 된 건 꽤 창피한 이유에서입니다. 저는 올해 초, 새로 산 예쁜 노트를 세 권이나 사놓고 단 한 장도 제대로 채우지 못했습니다. 다이어리도, 독서 노트도, 감사 일기도 — 전부 첫 페이지만 반짝 쓰다가 멈췄습니다. 38살이 되도록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말해왔는데, 막상 꾸준히 이어간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작년 여름, 회사에서 유독 힘든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 탈진한 채로 집에 왔던 날이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그 감정을 어딘가에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그날 저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해봤습니다. 책상 서랍에서 꺼낸 볼펜으로 낡은 노트에 손글씨로 끄적이는 것, 그리고 스마트폰 메모장을 열어 타이핑으로 감정을 쏟아내는 것. 근데 막상 해보니까, 이 두 가지가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느낌도, 지속력도, 저한테 주는 효과도 달랐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몇 달 동안 두 방식을 번갈아 써보면서 제 나름의 결론을 내렸고, 오늘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 A방법 — 손글씨 일기: 느리지만 깊이 있는 글쓰기

손글씨 일기는 아날로그 감성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어릴 때 일기를 쓰던 그 느낌 — 펜이 종이에 닿는 사각사각한 소리, 잉크가 번지는 느낌, 내 글씨체가 그날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것 — 그게 손글씨 일기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감각입니다.

저는 주로 퇴근 후 밤 열 시쯤, 따뜻한 차를 한 잔 내려놓고 쓰기 시작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잘 쓰려고 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오늘 지하철에서 본 할머니의 낡은 장바구니, 점심 때 먹은 된장찌개가 유독 맛있었던 이유, 후배한테 괜히 퉁명스럽게 굴었던 것에 대한 미안함 — 이런 것들을 문법도, 맞춤법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씁니다. 손글씨는 그게 가능합니다. 지우고 고치는 게 귀찮으니까 일단 흘러가는 대로 쓰게 되거든요.

손글씨 일기의 가장 큰 특징은 속도가 강제로 느려진다는 점입니다. 생각보다 손이 느리니까, 쓰면서 자연스럽게 그 감정을 한 번 더 되새기게 됩니다. 감정이 정제되는 느낌이랄까요. 타이핑할 때는 빠르게 쏟아내고 나면 허무한 경우가 있는데, 손글씨는 마치 감정을 천천히 소화하는 것 같습니다.

💔 손글씨 일기의 아쉬운 점

하지만 단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일단, 피곤한 날은 정말 손이 안 올라갑니다. 특히 야근하고 손목이 뻐근한 날에는 펜을 드는 것 자체가 부담입니다. 저는 직장에서 하루 종일 키보드를 두드리다 오기 때문에, 어떤 날은 손글씨 쓸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다는 게 솔직한 현실입니다.

그리고 검색이 안 됩니다. 이게 생각보다 불편합니다. “작년에 그 감정 어떻게 썼더라?” 싶을 때, 노트를 처음부터 넘겨야 하는데 그게 꽤 번거롭습니다. 또 외출 중에는 쓸 수가 없으니 그 순간의 감정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카페에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담아두고 싶어도, 노트를 안 들고 나왔으면 그냥 날아가버립니다.

💻 B방법 — 디지털 에세이: 자유롭고 가볍게 언제든지

디지털 에세이는 제가 비교적 최근에 진지하게 시작한 방식입니다. 처음엔 그냥 메모장에 적다가, 지금은 블로그에 올리거나 개인 노션 페이지에 정리하는 방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엔 “화면을 보면서 쓰는 게 무슨 감성이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글쓰기는 역시 아날로그여야 한다는 고집이 있었거든요.

근데 막상 써보니까, 디지털 에세이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우선,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다는 게 압도적입니다. 지하철 안에서도, 점심시간 5분 짬에도,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씁니다. 감정은 기다려주지 않잖아요. 갑자기 올라오는 그 뭉클함, 그 억울함, 그 작은 기쁨을 그 자리에서 바로 잡아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또 하나는 수정이 자유롭다는 점입니다. 손글씨 일기가 감정의 날것을 보존한다면, 디지털 에세이는 그 날것의 감정을 다듬어서 하나의 작품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퇴근길에 짧게 초안을 써두고, 주말에 다시 읽으면서 문장을 다듬는 방식을 즐깁니다. 그러다 보면 꽤 그럴듯한 에세이 한 편이 완성되기도 합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이게 생각보다 성취감이 있습니다.

💔 디지털 에세이의 아쉬운 점

하지만 디지털 에세이도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가장 크게 느낀 건 집중력이 흩어지기 쉽다는 점입니다. 핸드폰으로 쓰다가 카카오톡 알림이 오면 자연스럽게 열어보게 되고, 그러면 그 감성의 흐름이 끊겨버립니다. 글쓰기 앱을 따로 쓴다 해도, 디지털 환경 자체가 끊임없이 다른 자극을 줍니다. 노트 앞에 앉아있을 때와는 달리, 화면 앞에서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라는 느낌이 덜합니다.

또, 공개의 부담감이 있습니다. 블로그에 올리거나 어딘가에 저장해두다 보면, “누군가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솔직한 감정을 담기가 어려워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비슷하게 느끼는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 직접 두 방식을 써보고 느낀 진짜 차이점

몇 달 동안 두 방식을 번갈아 써보면서 제가 가장 크게 깨달은 건, 어떤 감정을 다루느냐에 따라 어울리는 글쓰기 방식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감정, 예를 들어 직장에서 억울했던 일이나 누군가에 대한 서운함 같은 것은 손글씨 일기가 훨씬 잘 받아줬습니다. 천천히 쓰면서 감정이 가라앉는 느낌, 그리고 종이에 다 털어놓고 나면 덮어버릴 수 있다는 물리적인 해방감 — 이건 디지털이 주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일상 속 소소한 기쁨이나 관찰, 생각의 조각들을 기록하는 데는 디지털이 훨씬 편리했습니다. 퇴근길에 본 예쁜 노을, 점심 메뉴 앞에서 한참 고민한 웃긴 나 자신, 길 위에서 마주친 작은 풍경들 — 이런 건 그 순간에 잡아야 하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달랐던 건, 지속성이었습니다. 손글씨 일기는 의식적으로 “자리를 만드는” 행위가 필요했습니다. 반면 디지털은 마음이 조금만 움직여도 바로 쓸 수 있으니, 처음 글쓰기 습관을 만들 때는 디지털이 진입장벽이 훨씬 낮았습니다.

🤍 어떤 분께 손글씨 일기가 맞을까요?

  • 글쓰기를 통해 감정 정리와 힐링을 원하시는 분
  • 핸드폰을 멀리하고 조용한 나만의 시간을 원하시는 분
  • 잘 쓰는 것보다 솔직하게 쓰는 것에 집중하고 싶으신 분
  • 퇴근 후 조용히 차 한 잔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으신 분

손글씨 일기는 빠르고 효율적인 것과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그 느림 속에서 자기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 생깁니다. 바쁘게 살다 보면 정작 나는 어떤 감정인지 모르고 지나가는 날들이 많잖아요. 그런 분들께 특히 손글씨 일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 어떤 분께 디지털 에세이가 맞을까요?

  • 글쓰기를 처음 시작해서 습관을 만들고 싶으신 분
  • 이동이 많고 틈새 시간을 활용하고 싶으신 분
  • 자신의 글을 다듬어 누군가와 나누고 싶으신 분
  • 글쓰기를 통해 자기표현의 재미를 찾고 싶으신 분

디지털 에세이는 가볍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완성도 있는 글을 쓰겠다는 부담 없이, 그냥 오늘 느낀 것 두세 문장만 적어도 충분합니다. 그렇게 쌓인 조각들이 나중에 보면 꽤 소중한 기록이 됩니다.

🌙 마무리하며 — 방식보다 중요한 건 ‘계속 쓰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두 가지를 함께 씁니다. 기분이 복잡한 날엔 노트를 꺼내고, 길에서 뭔가 마음이 움직이면 폰 메모장을 엽니다. 처음엔 하나만 제대로 하자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두 방식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글쓰기 취미를 꾸준히 이어가는 데 있어서 제가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잘 쓰려고 할수록 오히려 안 쓰게 된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예쁜 노트 세 권을 채우지 못했던 건, 첫 페이지를 너무 잘 쓰려다 부담감에 멈춰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냥 씁니다. 세 줄이어도 좋고, 맞춤법이 틀려도 좋고, 두서없어도 괜찮습니다.

글쓰기는 결국 나를 위한 일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괜찮고, 남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하루 내가 어땠는지, 뭘 느꼈는지, 무엇에 마음이 갔는지 — 그걸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이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몰랐던 분들께, 혹은 한번 시작했다가 멈춰버린 분들께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밤, 딱 세 줄만 써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잘하고 계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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